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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조현욱 변호사]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6.12.29 조회수 3058

자연대 기부스토리의 세 번째 주인공은 법률사무소 도움의 조현욱 대표변호사님 입니다.

 

 

 

# 산골 마을에서의 기억...

저는 전북 순창군 풍산면 산골 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런데 서울법대를 나와 부장판사를 거쳐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으니 흔히 말하듯 개천에서 용이 난 셈이지요.

순창에서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 살았는데, 여름에 논에서 일하시는 아버지께 새참으로 막걸리와 안주를 가지고 가다가 길에 뱀이 있어 놀라 뛰어가다 보니 막상 아버지에게 도착하였을 때 주전자에 막걸리가 거의 남아있지 않던 일, 눈이 내리는 날 소죽을 끓이시는 아버지 옆에 앉아 등에 느껴지는 서늘함과 아궁이 불의 뜨거움이 묘하게 어우러져 뜨겁고도 시원했던 추억, 보리타작하는 날 비가 내리기 시작하여 부모님께서 부지런히 타작을 마치고 보니 소가 없어져, 소를 찾아 나섰는데, 다른 집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면서 큰 눈을 껌벅거리고 있던 소......이처럼 어릴 때 시골에서의 기억은 늘 정겹고 따스합니다.

 

그런데 부모님께서는 시골에서 5자녀를 키울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셨는지 저희를 데리고 부산으로 이주하셨습니다. 공부를 많이 하신 것도 아니고 평생 농사만 짓던 두 분이 5남매를 데리고 도시로 가셨으니 얼마나 살기 힘드셨을까요? 부모가 되어 보니 두 자녀를 키우기도 벅찬 저희로서는 저희 5남매를 키워주신 부모님이 늘 존경스럽습니다.

 

# 가족... 감사한 삶...

부모님은 저희 5남매를 거의 방목하시면서도 남에게는 ‘착한 오지랖’이 넓으셨어요. 어머니는 남도음식 솜씨를 발휘하여 조그만 식당을 운영하셨는데, 불쌍한 노인을 보면 꼭 양말을 사서 신기고 음식을 대접하고, 집나온 여학생이 있으면 저희 집에서 먹이고 재웠습니다. 심지어 그 여학생이 돈을 훔쳐 달아난 일도 있었지요. 어머니는 순창 시골에서 도시로 올라온 동네 처녀들과 친척 언니들도 모두 저희 집에서 먹고 자게 하고 근처의 금성사나 대우실업에 취직하여 자립하도록 도와 주셨습니다.

 

저는 많은 형제자매들과 동네언니들, 친척 언니들 틈에서 밝고 긍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고, 미션스쿨인 중학교에서 기독신앙을 받아들여 평생의 귀한 자산이 되었습니다. 고3때 대입 부산·경남지역 여자수석의 축복을 얻고, 대학 때 다양한 동아리활동을 하면서도 제28회 사법시험에 최연소 합격의 축복까지 얻었으며, 같은 신앙을 가진 남편과 결혼하여 두 자녀가 어느 새 20대의 성년이 되었으니 삶의 길을 돌아보면, 어느 것 하나 감사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 빚진 자...

저는 아무 것도 가진 것 없이 태어나 이처럼 많은 복을 받았으니, 늘 사회에 대하여 ‘빚진 자’라는 마음으로 살아왔고, ‘빚진 자’로서 당연히 그 빚을 갚아야 한다는 채무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2016년 여름에 단기선교를 간 해외 현지 교회에서 ‘빚진 자’라는 설교를 듣는 순간, 가슴에 쾅!하고 무엇인가 부딪혀 왔습니다.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실천하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올 가을에 제 소유 중 일부를 잘라내어 제가 다녔던 초·중·고·대학교, 그리고 자연과학대학의 SPARC,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마음의 빚을 조금이나마 갚았습니다. 제가 그동안 사회로부터 받았던 사랑의 빚을 조금이라도 갚았다는 생각에 얼마나 마음이 개운하고 후련하던지 무척 기쁘고 행복했습니다.

 

특히 자연과학대학의 SPARC는 성년이 되어 직업을 가진 후 자발적으로 참가하게 과정으로, 어느 모임보다도 좋은 사람들, 서로에게 격려와 자극이 되는 감동적인 삶의 모습을 통해 늘 기쁨을 얻게 되는 소중한 곳입니다. 부득이한 사정이 없는 한 조찬 강연에 참석하고 여성 원우들과도 따뜻한 인간관계를 통하여 힘을 얻고 있습니다. 각박한 세상에서 이처럼 좋은 사람들과의 교류를 지속할 곳이 있다는 것이 저에게는 또 하나의 축복이고 감사입니다.

 

 

# 남기고 싶은 메세지...

저로 인하여 주위에 조금이라도 행복이 더해질 수 있다면 그것이 저의 기쁨이고 또한 존재 이유입니다.

저에게 누군가 묻습니다. “늘 웃는 이유가 뭐냐”고...

저는 “존재하는 것 자체가 감사입니다. 저는 감사할 의무밖에 없습니다”라고 대답합니다.

 

 

* 자연과학대학의 과학기술산업융합최고전략과정(SPARC)은 사회 여러 분야 지도층 인사의 과학기술에 관한 이해를 돕고 첨단 기술시대에 대한 안목을 키워주기 위해 개설된 과정이다. 홈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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