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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학부생조교로 참여한 [2019 자연과학 체험캠프]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9.10.31 조회수 12309

학부생조교로 참여한 [2019 자연과학 체험캠프]

 

취재: 자몽 2기 장유진 기자(지구환경과학부)

 

 

후텁지근하게 더웠던 날, 병아리처럼 노란 옷을 입고 문화관 중강당으로 향했다. 색색의 옷을 입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가운데, 똑같은 노란 옷을 입은 사람들도 꽤나 모여 있었다. 여러 가지의 색은 대학원생조교와 체험캠프에 참여한 고등학생들을 학과별로 구분해 주었고, 노란 옷은 학부생조교의 것이었다. 지난 7월 30일에서 8월 2일까지 있었던 2019 서울대학교 자연과학 체험캠프에 기자는 학부생조교로 참여하였다.

 

 

캠프 이전, 조교회의에서 본 3박 4일간의 일정은 한눈에 보기에도 꽤나 빡빡해 보였다. 그래도 학부생조교는 전 일정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었기에 비교적 여유가 있어 보였지만, 실제 일정을 따라가보니 그 생각은 오산이었다. 가뜩이나 무더운 날씨에 학교 곳곳을 돌아다니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저녁에는 늘 녹초가 되어 방에 들어가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그날 찍은 사진들을 학생들에게 전송하며 살피다 보면 다시 내일에 대한 기대가 피어오르던 3박 4일이었다.

 

 

첫날, 선배들을 어려워했던 신입생 시절을 떠올리며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자연과학 체험캠프에 참여한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을 맞이했다. 다섯 살이라는 나이차가 무색하게도 기자가 맡은 조의 여섯 학생들은 살갑게 인사를 나누었고 번호를 교환하며 어울렸다. 꽉 찬 일정을 소화하며 학생들끼리 친해진 것은 물론이었다.

 

 

본격적인 학과별 일정은 둘째 날부터 진행되었다. 지구환경과학부는 미세먼지라는 주제 하에 조별로 서울 각지에 나서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의 농도, 온도, 풍속 등을 측정하였다. 뜨겁고 습한 공기에도 측정기를 치켜든 학생들의 표정은 진지했고 이후 학교에 돌아와서도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측정 결과에 대해 나름대로의 해석을 내놓는 태도는 열정에 차 있었다.

 

 

 

[사진1] 라디오존데 실습을 하는 학생들

 

 

학부생조교가 가장 많이 참여했을 시간인 ‘학부생과의 만남’ 시간에는 입시를 앞둔 고등학생답게 학부생조교의 고등학생 생활을 궁금해하는 질문들이 쏟아졌다. 어떻게 공부했는지, 몇 시에 잠들었는지,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소했는지. 날아오는 질문들에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것이었다. ‘큰일났다, 기억도 가물가물한데.’

 

 

하지만 몇 년이라는 시간을 되짚어 성심성의껏 대답하자 학생들의 표정은 때론 공감을, 때론 감탄을 표하며 귀엽게도 시시각각 바뀌었다. 많이 희미해진 기억을 오랜만에 꺼내어보자 새삼 고등학생이던 시절, 참 열심히도 살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지금의 나는 그때처럼 열정 넘치게 생활하고 있나, 반성하는 마음까지도 슬며시 솟아올랐다.

 

 

마지막 날, 학생들은 그동안 배운 내용과 실습한 결과를 조별로 발표하였다. 진지하고 분명하게 본인들의 생각을 말하는 조도 있었고, 재치 있는 상황극을 짠 조도 있는 등 다양한 내용과 형식의 발표였지만 학생들의 표정에서 잘하고 싶다는 의지가 보이는 것은 모두가 같았다. 그래서일까, 촬영을 하면서도 보다 또렷하게, 제대로 학생들을 카메라에 담아 좋은 기억을 선물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깊어졌다. 그동안 기자를 포함한 학부생조교와 학생들 사이에 정이 든 것도 한몫 했을 것이다. 한 학부생조교는 학생들에게 손편지를 받았고, 답례로 본인도 편지를 써 주었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행사를 끝으로 3박 4일간의 캠프를 마무리할 때 학생들이 기자에게 먼저 안겨오기도 했으니 정이 든 건 학생들도 마찬가지였던 모양이다.

 

 

[사진2] 자연과학 체험캠프에 참여한 지구과학분야 학생들과 조교들

 

 

[2019 자연과학 체험캠프]의 학부생조교를 처음 신청했을 때,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어야겠다는 등의 사명감은 사실 그리 크지 않았다. 직접 캠프에 참여해 더 많은 것을 들여다보고 느끼고 기사를 쓰고 싶은 욕심이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많은 정을 나눴던 3박 4일은 학생들에게만 도움을 주는 시간이 아니라 학부생조교에게도 새로운 인연과의 추억을, 과거의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주는 나날이었다. 방학동안 잠시 짬을 내어 참여했던 이번 캠프는 열의 넘치는 고등학생들을 만나 조교임에도 되려 그 열정을 받아온 소중한 기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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