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인터뷰] '자연대 새내기'를 만나다- 대학원생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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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9.03.25 | 조회수 | 16721 |
[인터뷰] ’자연대 새내기’를 만나다- 대학원생편
INTERVIEWEE 김령현(생명과학부 대학원 19학번)
INTERVIEWER 자:몽 2기 배상윤 기자(생명과학부 15학번)
[Q1] 대학원에 입학한지 벌써 3주가 지났습니다. 학부 때랑은 조금은 다른 생활 3주 간의 소감이 어떤가요?
학부 1,2,3 학년을 다닐 때는 대학 생활이 수업 위주였는데, 확실히 그 때랑 지금은 많이 달라요. 학부 4학년 때는 인턴을 한다고 실험실에 계속 있어서 생활 사이클은 거의 비슷한데, 그 때는 생활의 중점이 학부 생활이었죠. 지금은 연구실이 중심이고.
이른바 ‘그 외 활동’ 이라고 하나? 그런 것들을 덜 하게 되는 것 같아요. 학부 때는 동아리도 했었고, 친구들이랑도 약속을 많이 잡았었는데, 지금은 실험이 생활의 주가 되다 보니까 노는 것들을 덜 하게 되는 것 같아요.
[Q2] 학부생 신분으로 인턴을 할 때와는 무엇이 다른가요
입학 하고 나서 연구실 카카오톡 채팅방에 초대가 되었는데, 카톡방 안에 연차 많은 선배님들도 많이 계시고, 연구실에 대한 공식적인 이야기가 많이 오가서 제가 본격적으로 연구실의 일원이 되어 보다 공식적인 일을 하는구나 하는 느낌이에요.
인턴 때부터 사람들은 많이 봐 와서 랩 생활 자체는 익숙해요. 그런데 이제는 실험 준비물 마련, 실험 약재 주문 등 lab job을 하게 되었어요. 제 사수 선배님께서 좀 더 저를 믿고 더 많은 걸 알려주시기도 합니다. 연구를 직업으로 삼고 일을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학부생 인턴도 실험에 대한 아이디어를 낼 수는 있지만, 대학원에 오면 그 아이디어를 발전시켜나가는 세세한 과정들에 대해 더 배웁니다. 프로젝트를 어떻게 실행하고 진행하는지에 대해 함께 토론하면서 보다 능동적으로 참여합니다. 저희 사수 선배님의 말씀을 빌리자면, 연구자가 되기 위한 training 과정이라고 할까요?
[Q3] 현재 어떤 과목들을 수강하고 있나요? 수강 신청을 할 때 본인만의 특별한 기준이 있나요?
지금은 분자세포생물학, 생물정보통계학, 현대생물학 콜로키움, 대학원 논문 연구라는 수업을 수강하고 있어요.
현대생물학 콜로키움은 생명과학의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연사를 모셔서 세미나를 듣는 수업이고, 대학원 논문 연구는 연구실에서 있는 시간을 학점화 한 것 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전공 필수 과목들 이외에 저는 학부 때 좀 더 다양하게 배우지 못했던 점이 아쉬워서 생명과학을 다루는 여러 관점들에 대해 배울 기회가 있으면 배우려고 하는 편이에요. 세미나도 관심 있는 주제를 다루면 종종 듣기도 하죠.
학부 때 생물 물리학 관점에서 강의하는 수업을 못 듣고 학부를 졸업한 게 너무 아쉬웠어요. 때마침 분자세포생물학을 강의 하시는 교수님들 중 몇 분께서 생물 물리학을 연구하시기도 하고, 강의의 내용이 제가 연구하는 분야와 겹치기도 해서 수강 신청을 했어요. 지금은 단백질의 구조에 대해서 연구하시는 최희정 교수님의 수업을 듣고 있는데, 정말 배울 게 많아요.
제가 소속되어있는 연구실에서는 sequencing data, 그러니까 유전 정보를 다루는 일을 꽤 자주 해요. 직접 분석을 할 일은 많이 없겠지만 그래도 생물정보통계학의 수업 내용을 알면 많이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 수업을 듣고 있어요. 아무래도 정보와 통계를 다루다 보니까 실습을 많이 할 줄 알았는데, 아직까지는 수업 초반이라서 잘은 모르겠어요. 실제 연구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을 배우면 기억에 남는 강의가 될 것 같아요.
[Q4] 대학원생이 되면서 변화한 라이프스타일 새로운 취미생활 습관 등이 있나요?
요즘은 캘리그라피를 하고 있어요. 원래 노트북이 있어서 집에서 노트북으로 일을 하곤 했어요. 그런데 노트북이 고장 나는 바람에 연구실 제 자리에서 데스크탑 컴퓨터를 쓰다 보니까 집에 와서 생각보다 할 일이 많이 없더라구요.
게다가 늘 집과 연구실만 반복하는 생활을 하다 보니까 삶이 무료해졌어요. 새로운 취미가 필요하겠다 싶어서 캘리그라피를 선택했죠. 오늘은 학생회관에서 캘리그래피 책과 노트, 그리고 붓펜을 샀어요. 어제 유투브 보면서 알파벳 쓰는 방법을 배웠는데, 잘 안 되네요 (^^)
캘리그라피 뿐만 아니라 미술 전반에 원래부터 관심이 많았어요. 학부 때부터 전시회를 많이 보러 다녔었는데, 대학원생이 되어서도 1~2달에 한 번 정도 꾸준히 전시회를 보러 가려고 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대림 미술관의 코코 카피탄 전시회에 갔었어요.
원래 사람들을 많이 만났었는데, 요즘은 그러지 못하고 있어요. 연구실 안이 편하다 보니까 사람이 고프면서도 막상 만나려고 하면 귀찮아서 집에서 쉬는 게 가장 좋은 그런 상태가 되고 있는 것 같아요.
[Q5] 학부생 시절을 돌이켜보면 아쉬운 점들이 있나요
저는 딱 두 가지가 너무 아쉬워요. 좀 더 열심히 공부할 걸, 좀 더 열심히 놀 걸!
그 때의 저를 돌이켜보면 체력이 안 좋아서 공부도 놀기도 적당히 했던 것 같긴 하지만, 지금의 지혜가 그 당시 있었더라면 좀 더 슬기롭게 공부하고 놀지 않았을까 싶어요.
공부 면에서는 어려울 것 같은 과목들을 무섭다고 피했던 게 가장 아쉬워요. 물론 안 피해서 재수강이 나온 과목들이 있긴 한데, 대학원에 와 보니 학부 때 좀 더 배우고 올 걸 하는 후회가 남네요. 데이터를 분석할 때는 ‘통계학을 들었더라면 좋았을걸’, 생체 물질을 분석할 때는 ‘유기화학 2를 들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종종 들어요.
공부뿐만 아니라 간만 보다가 활동을 못한 동아리들이 꽤 많아서 아쉽기도 해요. 사진 동아리에서 사진도 찍어보고 싶었고, 캘리그라피 소모임에도 들어가보고 싶었는데. 그게 너무 아쉬워서 지금 캘리그라피를 하고 있나봐요.
[Q6] 대학원 생활 동안 이루고 싶은 목표가 무엇인지, 또 미래에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저희 과 (생명과학부)는 저널에 논문을 출판해야 졸업 가능한 규칙이 있어요. 논문을 내려면 revision이라고 수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을 1년 안에 끝내서 7년 내외로 석•박 통합 과정을 마치는 게 대학원 생활 동안의 큰 목표예요.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다 보니까 몇 년만 공부 안 하면 모르는 게 생기는데, 최신 지식에 빨리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해요.
제가 미래에 어떤 사람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전공을 살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Q7] 대학원에 진학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고등학교 때부터 ‘대학원을 가야지!’ 라고 생각 해왔어요. 하지만 누구나 그렇듯이 저에게도 대2병이 찾아왔죠. 오래 전부터 생각해오던 대학원의 길 외에 전문직, 취업 등 다양한 진로를 찾아봤어요. 꽤 오랜 고민 끝에, 저에게는 대학원 진학이 제일 잘 맞는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어요.
혹시 대학원 진학을 염두에 두고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난 무조건 대학원에 가야지’ 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다른 가능성도 열어보고 탐구하고 결정 했으면 좋겠어요. 취업을 생각했는데 생각했는데 대학원이 맞을 수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어요. 직업에 대해 충분히 많은 하고, 취업 박람회 가면 무료 상담을 많이 해 주니까 가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