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20학번 코로나-19 극복 수기 공모전 기획, 수상자 안내 | ||||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21.02.22 | 조회수 | 45389 |
20학번 코로나-19 극복 수기 공모전 기획, 수상자 안내
한 해의 시작과 함께 확산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대학으로의 첫 발자국을 제대로 딛어보지 못한 20학번들과 공감의 시간을 갖고자 '자연과학대학 20학번 코로나-19 극복 수기 공모전'을 기획하였습니다.
공정한 심사를 거쳐 6명의 학생들을 선발하였으며 공모 수기를 함께 공유함으로써 마음의 영양제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1. 응모대상: 자연과학대학 2020학번 학부 재학생
2. 주제 :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힘든 대학생활을 이겨낸 사례’
3. 선발 :
공정한 심사를 거쳐 6명의 학생들을 선발하였습니다.
(최우수) 생명과학부 김재승
(우수) 통계학과 노현성, 물리천문학부 정재원
(장려상) 생명과학부 오채영, 물리천문학부 이승유, 생명과학부 김조안
4. 시상내역: 표창 및 상금 수여
수상자 중 최우수 당선자에게는 상장과 상금 50만원, 우수상에게는상장과 상금 30만원, 장려상에게는 상장과 상금 10만원이 수여
[코로나 공모 수기 작품]
[최우수상] 생명과학부 김재승
제목: 코로나 19 상황이 나에게 선물한 성장
코로나 19에게 가로막힌 나의 대학 생활에서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멈춰버린 성장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하는 일은 나를 더 큰 화분으로 분갈이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코로나 19는 배움과 성장의 길목을 가로막았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경험과 지식을 쌓고, 배울 수 없었으며, 스크린을 통해서만 볼 수 있는 교수님들의 수업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워가기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었다. 실험도구 하나 직접 만져보지 못한 채 실험보고서를 쓰는 일은 갑갑하기만 했다.
무엇보다 힘들었던 것은 동물의 행동과 생태를 연구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대학에 입학한 나였지만, 그 꿈을 향해 한 발짝도 더 나아가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나는 여전히 책상 앞에 앉아 시키는 공부를 묵묵히 하는 법밖에 모르는 학생이었다.
돌파구는 정말 우연히 찾아왔다. 생물학 대면 시험을 보는 날이었다. 시험을 끝내고 나와 잠시 시험이 종료되기를 기다리면서 옆자리에 앉은 친구들의 대화를 듣게 되었다.
“다음 파트가 진화던데, 나는 진화랑 행동생태 쪽에 관심이 있어서 다음 시험이 할 만할 것 같아.”
처음 보는 친구였지만. 행동과 생태에 관심이 있다는 말 한마디에 나는 고개가 돌아가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그는 내가 난생처음 만난 나와 같은 꿈을 꾸는 친구였고, 우리는 그날 우리의 관심사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참 동안 나누었다. 그리고 그는 나에게 탐조동아리 야생조류연구회에 가입할 것을 권했다. 나는 새에 대해서 큰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그동안 야생조류연구회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곳에 들어가면 나와 비슷한 꿈을 꾸는 사람들을 만나 새로운 것들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1학기를 마치며 야생조류연구회에 들어가게 되었다.
야생조류연구회에 들어간 그해 여름 나에게 또 한 번의 행운이 찾아왔다. 여름방학이 끝나갈 무렵에 코로나 19 확진자가 두 자릿수 안쪽을 유지하면서 여름 섬 탐사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여름 섬 탐사에서는 서울대 학생뿐 아니라 다양한 대학에 다니고 있는 야생조류연구회 회원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곳에서 나와 같이 행동과 생태를 연구하고 싶다는 꿈을 꾸는 친구들과 선배들을 여럿 만날 수 있었다. 모두 처음 보는 사람들이었지만, 나와 같은 것을 좋아하고,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이었기에 다가가는 것이 절대 어렵지 않았다. 사흘간의 탐조와 발표를 통해서 처음으로 야생에서 새를 보는 법과 기록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고, 나와 같은 꿈을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공부하고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그해 여름 섬에서 만난 사람들은 내가 코로나 19 상황 속에서도 다시금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주었다.
여름방학이 끝나면서 코로나 19 상황에 다시금 먹구름이 꼈다. 확진자가 300명씩을 넘어가면서 모든 활동이 다시금 멈추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이전과 달랐다. 새를 한 번 관찰하기 시작하자 어디를 가도 주변의 새들이 눈에 들어왔다. 함께 활동하지 못하더라도 시간이 날 때마다 혼자서 주변의 산과 하천에서 새들을 관찰했다. 때로는 소규모로 학교에 모여 관악산을 탐조하기도 했다. 야생조류연구회의 온라인 학습에 참여하면서 우리나라에 어떤 새들이 살고 있고,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는지 공부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관심이 없던 새들에게도 점점 관심을 두게 되었고, 혼자서 책과 영상을 찾아보면서 새로운 것을 공부하는데 재미를 붙이게 되었다. 나를 이끌어줄 사람을 직접 만나서 배우지 못했기에 공부의 속도는 더뎠지만, 내가 하고 싶어 찾아서 한다는 사실에 스스로가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그동안의 내가 나 자신을 코로나 상황이라는 틀에 가두고 있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코로나 상황이더라도 내가 직접 찾아보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것을 배울 기회가 더 많으리라 생각했고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겼다.
행동의 변화는 대학글쓰기 강의에서부터 나타났다. 책을 집필하는 연구자가 되고 싶었기에 나는 대학글쓰기 강의를 통해 글쓰기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매번 줌 수업이 끝나고 남아 교수님께 질문을 던졌다. 인용 방법에 대한 단순한 질문에서부터 수업자료로 쓰인 현대소설에 대한 질문, 출전표시로부터 출발한 사실에 대한 철학적 질문까지 수업마다 질문거리를 고민하고, 질문하면서 글쓰기가 내포하는 가치를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교수님뿐 아니라 함께 수업을 듣는 학우들에게도 배우고 싶어 자신이 쓴 글을 공유할 수 있는 게시판을 만들었다. 학교 밖으로도 나아가 생태환경 운동에 힘 쏟는 단체에 가입했다. 단체에서 주관하는 웨비나에 참여해 평소 책을 통해서만 접했던 박사님의 강연을 듣고 환경운동에 대해 평소 가지고 있던 여러 의문을 해소할 수 있었다. 온라인 독서 모임에 참여하기도 했다. 매달 키워드에 맞는 책을 한 권씩 읽고 줌으로 모여 자신이 읽은 책을 서로에게 소개하는 방식으로 함께 독서하고, 공부했다.
2학기를 마무리하고 겨울방학을 맞이하면서 코로나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한 달이 넘도록 집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아무도 오프라인으로 만나지 않고 있지만, 방학을 맞아 늘어난 여유시간 덕에 스스로 찾아 배우는 일은 더욱 늘었다. 일주일에 두세 번씩 주변 하천에 나가 새들을 모니터링해 기록하고, MOOC 온라인 수업을 통해 배우고 싶었던 동물행동학의 기초를 공부하고 있다.
코로나 19로 인한 상황은 내가 새로운 것을 배우고, 꿈을 향해 나아가는 데 걸림돌이 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코로나 상황으로 인한 제약 앞에서 나는 오히려 배우고 싶은 것을 적극적으로 찾아서 공부하는 법을 익힐 수 있었다. 내가 코로나 상황을 통해 얻은 이러한 적극성은 코로나가 끝나는 날 나에게 더 큰 힘이 되어주리라 생각한다.
제목: 기나긴 터널을 지나는 기차처럼
처음 비대면 수업을 시작할 때는 혼란 그 자체였다. --- 프로그램 조작법을 잘 몰라 자질구레한 문제들이 자주 발생하며 수업의 흐름이 자주 끊겼고, 아무래도 대면보다 쌍방향 의사소통이 어려웠기에 궁금한 점을 질문할 때에도 애로사항이 많았다. --- 하지만 모두에게 어쩔 수 없는 상황이고 배움을 포기할 수도 없었기에, 또다시 환경을 탓하기보다 지금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보기 시작했다. 궁금한 점에 관해서는 모아두었다가 잘 정리해 조교님께 메일을 자주 드렸고, --점차 비대면 강의에 적응해나가며 일상의 일부로 수업을 녹여낼 수 있었고, 이후에는 큰 어려움 없이 배움을 영위할 수 있었다.
1년간 대학생활을 하며 내가 느낀 비대면 환경에 임하는 가장 좋은 자세는,‘먼저 용기를 내 다가가는 것’과‘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 비대면 환경에서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이 녹록치 않다는 것은 공감하지만, 그럼에도 용기를 내어 손을 내밀기만 한다면 누군가 다가와주기를 바라던 숱한 사람들이 그 손을 잡아줄 것이고, 한 번 물꼬를 튼 관계는 그야말로 나무의 줄기처럼 뻗어나갈 것이다. 또한 많이 경험해보지 못한 비대면 생활에서 적응해나가는게 힘들고 지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환경이 우리가 원하는대로 바뀌지만은 않는다. 결국 우리가 늦더라도 한 걸음 한걸음 적응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고, 나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인 것이다. 시도조차 해보지 않고 포기하기 위해 우리가 대학에 온 것은 아니지 않는가. --- 우리가 결국 포기하지 않는다면, 지치고 힘들더라도 다음 한 걸음을 내딛는다면, 언젠가 터널은 끝나고 다시 푸른 하늘이 우리를 맞이할 것이다. 그리고 기나긴 터널 끝에 성취한 드높은 하늘은, 그 어느 때보다 화창하고 눈부시게 우리를 반겨주리라.
제목: 흔들려도 버텨내자, 돌아올 것들을 맞이하기 위해
어느 날 텔레비전을 보는데, 장기하 씨가 나와서 인생이란 어떤 것 같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을 하셨습니다. '인생은 파도에 흔들리는 것이다.' 인생은 내 맘 같지 않아서, 그저 흘러가는 대로, '나'라는 작은 사람은 거기에 맞춰 흔들릴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요. 그 말이 그렇게 공감이 되면서 위로가 되었습니다.
그래요, 어쩔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파도가 그렇게 쳤을 뿐이고, 저는 거기에 따라 흔들리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저는 무너지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2020년을 버텨냈습니다.
다음 학기도 비대면일 테지만, 이전 두 번의 학기들보다 더 잘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조금 더 버텨내면, 캠퍼스에서 수업을 듣고 사람들을 만나는 날이 오겠지요. 그 날에는 창 밖의 푸르른 가을의 관악산도, 나무 사이를 내달리는 시원한 바람도 돌아올 것이고, 저는 기쁘게 이들을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목: 코로나19 시대에도 대학생활은 즐기자
좋은 동기들과 선배님들 덕분에 코로나19로 인한 무기력증을 극복할 수 있었고, 하루하루를 더 의미 있게 보낼 수 있어서 힘든 코로나 시대에도 나름 알차게 대학생활을 즐길 수 있었다.
물론, 코로나19가 없었던 때에 비해 현재는 대학 생활의 많은 즐거움이 줄어들었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있다. 바로 좋은 동기들과 선후배들이 있다는 것이다. 모임을 자주 할 수 없더라도, 수업을 강의실에서 같이 들을 수 없더라도 학우들끼리 협력해서 온라인 모임도 추진하고, 가끔은 소모임으로 대면으로 만나기도 하며 코로나19 시대의 대학생활을 잘 즐기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제목: 코로나 시대 새내기로 살아남기
저는 주변 사람들에 비해 ‘집콕(집에 머무르는 것)’을 많이 한 편이었습니다. 특히 대학생활 첫 학기 동안은 종종 있었던 아르바이트를 제외하고는 거의 항상 집에만 있었습니다. --- 그런데 그렇게 집에 콕 박혀서 비대면 수업을 듣고, 과제를 하고, 시험공부를 하는 생활만 반복하다 보니, 알게 모르게 정신적·육체적으로 많이 지쳤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 만약 후배들 중에 저와 같이 지나치게 투철한 집콕 생활을 계획한 분들이 있다면, 가끔씩 5분이라도 산책을 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꼭 필요한 일이 아닌데도 사람들을 만나거나 밀집시설을 가는 등의 외출은 자제해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종종 가벼운 동네 산책조차 하지 않는다면, 장시간 버텨야 하는 코로나 시대 새내기 생활을 지치지 않고 끝내기 어려울 것입니다.
코로나 시대 대학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인 비대면 수업과 관련해서도 알아두면 좋은 지점들이 있습니다. 비대면 수업에 주로 사용되는 방법이 바로 줌(zoom)을 통한 실시간 수업인데, 저는 대학 입학 전에 줌을 써본 적이 없었던 만큼 새내기 생활 동안 당황한 적이 몇 번 있었습니다. --- 이미 대학 입학 전에 줌 수업을 겪어본 후배들이 많겠지만, 아직 경험해보지 않은 분들의 경우 --- 대처법들을 미리 알아놓고 줌 사용을 연습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렇게 꽤 많은 시간을 비대면 수업 및 시험 적응에 쏟고, 휴식을 취하기도 하며 지내다 보니, 어느새 저의 새내기 시절은 끝이 났습니다. 코로나가 없던 시대만큼 즐거운 새내기 생활은 아니었지만, 언제 벗어날지 알 수 없는 코로나의 굴레 속에서 그나마 건강한 대학생활을 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해나간 시간이었습니다. --- 모두 코로나 시대의 새내기 시절을 잘 보내어, 언젠가 얼굴 보고 마주앉아 이야기 나눌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비대면 수업의 가장 큰 단점은 동기들을 만날 기회가 없다는 것이다. 동기들, 선배들, 교수님들, 그리고 대외활동에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 돌이켜 보면 신입생이 겪는 어려움은 이 많은 사람들을 만나지 못함에서 오는 것 같다. 낯선 환경에서, 아는 사람 없이, 혼자 많은 고민을 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힘들기 마련이다.
서울대학교에는 정말 뛰어난 인재들이 많다. --- 이토록 뛰어난 인재들 사이에서 홀로 수업을 듣다 보면, ‘나만 아무것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다. 아직 대학에 적응하지도 못한 채 이러한 생각이 들 때면, “내가 이 학교에 온 것이 과연 옳은 일이었을까” 라는 부정적인 생각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나만 그렇게 느끼는 것이 아니라는 걸 꼭 기억하자. --- 용기 내서 먼저 연락도 해보고, ---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면, 어려움을 함께 이겨나갈 수 있는 든든한 친구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학교에서 함께 수업을 듣지는 못해도, 같은 고민을 하는 동기들, 선배들을 만나 함께하면 어려움을 이겨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학교에서 수업도 제대로 못 들어보고 2학년이 되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름 작년 1년간 동기들과 함께 행복한 새내기 생활을 했다고 생각한다. 올해 입학하는 21학번 후배들도 이 글을 읽고 용기를 내어 함께 어려움을 이겨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