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최신 학술 이벤트] 대형 산불을 지켜보는 새로운 눈, 원격 탐사 | ||||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9.08.26 | 조회수 | 17488 |
대형 산불을 지켜보는 새로운 눈, 원격 탐사
지구환경과학부 장유진 기자
(지구환경과학부 김덕진 교수 감수)
지난 4월 4일, 강원도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530ha에 달하는 임야를 불태우는 등 큰 피해를 가져왔다. 밤새 산불의 이동 경로를 알리는 속보가 흘러나왔으며, 이에 따라 수많은 사람들이 이리저리 대피하였다.
그런데 이처럼 밤낮 구분 없이 대규모로 뻗치는 산불의 범위와 이동 경로를 우리는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 산불의 규모에 비해 너무나도 작은 인간의 시각만으로는 그것을 파악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때문에 최근에는 인간의 눈에만 의존하는 데에서 벗어나, 각종 파장을 이용하는 카메라를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원격으로 이용하고 있다.
전자기파라는 또 다른 이름답게 빛은 여러 파장으로 나눌 수 있다. 이중 우리 인간이 볼 수 있는 파장은 전체 파장 중 매우 좁은 영역인 가시광선뿐이지만, 여러 카메라는 그 종류에 따라 다양한 파장의 빛을 관측할 수 있다. 특히 공항 검색대에서 활용되는 적외선 카메라는 물체가 온도에 따라 빛의 형태로 방출하는 복사에너지를 방출한다는 점을 이용, 온도를 측정하는 데 많이 이용된다. 이처럼 가시광선을 이용하기 힘든 밤에도 다양한 파장의 빛을 이용하여 산불의 위치와 경로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나아가 인공위성부터 CCTV까지 무인 관측 기구에 이러한 카메라를 달아 원격으로 산불을 감시하는 기술은 인간의 희생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욱 각광받고 있다.
파장에 따른 빛 (이세연, 과학동아 2010년 09호)
# 인공위성
대기권 밖에서 지구를 바라보기에 가장 넓은 시야를 가진 인공위성은 그 종류에 따라 여러가지 카메라(센서)를 탑재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산불 감시에 사용되는 MODIS(Moderate-resolution Imaging Spectroradiometer) 센서는 주로 근적외선부터 가시광선까지 해당하는 영역(0.4~14.4µm)을 36개 채널을 통해 다루고 있다. 특히 적외선 채널을 통해 촬영된 영상으로 지표면의 온도를 알 수 있으며, 이때 주변보다 상대적으로 온도가 높은 영역을 산불 가능성이 있는 영역으로 판단한다. 더욱이 넓은 시야 덕에 광대한 지역을 한꺼번에 촬영할 수 있어 인공위성을 이용한 산불 감시는 비용 면에서도 효율적이다.
강원도 고성 산불 위성영상(FIRMS NASA) |
하지만 역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다는 점은 낮은 해상도라는 문제를 가져오고, 계속해서 궤도를 돌기에 한 지역을 원하는 시간에 지속적으로 촬영하기 힘든 것도 인공위성을 이용한 산불 감시의 대표적인 단점이다. MODIS 또한 1000m, 500m, 250m정도로 매우 낮은 해상도를 가져 산불 발생 초기 작은 화재를 감지하기 힘들며, 같은 위성이 동일 지역을 재촬영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하루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또한 구름이 끼거나 연기 등 오염물질이 많은 대기 상태에서는 대기권 밖의 인공위성이 산불을 감시하기 더욱 힘들어지는 등 대기상태에 좌우되는 정확도도 단점으로 꼽힌다.
# 항공기
이러한 인공위성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항공기, 특히 무인 항공기이다. 무인 항공기의 경우 AMS(Airborne Multispectral Scanner)라는 센서를 주로 활용하며, 가장 유명한 산불 감시 무인 항공기인 Ikhana 또한 이 센서를 사용한다. 캘리포니아의 잦은 산불을 감시하기 위해 개발된 Ikhana는 인공위성과 다르게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위치의 영상을 촬영하는 등 보다 자유로운 궤도 설정이 가능하며, 약 7km라는 낮은 고도에서 비행하기에 더 나은 해상도를 자랑한다. AMS는 열적외선부터 근적외선, 가시광선까지 총 16개의 스펙트럼 채널을 가지고 있어 두터운 연기를 뚫고 1000℃에 달하는 온도를 0.5℃간격으로 측정할 수 있다. 나아가 이를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어 전송에 서너 시간이 걸리는 다른 산불 감시 무인 항공기보다 월등한 성능을 자랑한다.
하지만 좋은 성능의 센서에도 불구하고, 무인 항공기의 활약을 위해서는 뜨거운 불과 연기, 강한 바람에서 버틸 수 있어야 한다. 이에 Ikhana는 일반 항공기보다 튼튼한 동체를 갖추었지만 이에 따른 막대한 비용과 Ikhana의 저고도 비행을 가로막는 각종 항공법 등으로 인해 상용화되지 못하였다.
# 드론
최근에는 드론을 이용한 산불 감시가 급부상하고 있다. 150kg 이하의 무인 초경량비행장치를 뜻하는 드론은 적외선센서부터 가시광선, 레이더까지 활용 목적과 드론의 형태에 따라 다양한 센서를 유연하게 사용한다. 가지각색의 모양과 센서만큼 드론은 야간에 산불의 진행 방향과 잔불을 탐지하는 것부터 화재를 진압하는 소방대원과 조난자의 위치를 파악하고, 산불 진화 후 피해 정도를 파악하는 것까지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이때 파악한 정보는 각종 관제센터로 실시간 전송되어 산불의 진화 계획 수립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심지어 2016년부터는 드론을 이용해 소화탄을 떨어뜨려 불을 진화하는 연구도 한국에서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역시 바람에 취약하다는 점은 드론이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2016년 기준 산불 감시 드론이 버틸 수 있는 최대 풍속은 15m/s로 지난 고성 산불 때 순간 최대풍속이 20~30m/s이었음을 감안하면 아직 연구개발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 CCTV
위와 같이 해상도가 낮은 위성의 단점과 바람 등에 취약한 항공기와 드론의 단점을 보완하고, 보다 가까이에서 산불을 감시할 수 있는 방안으로 CCTV를 들 수 있다. 특히 산불 감시용 지능형 CCTV는 온도를 감지하는 적외선센서와 빛의 세기를 감지하는 CCD센서를 이용해 낮에는 연기를, 밤에는 불꽃을 주로 감지해낸다. 무인 항공기나 드론과 다르게 CCTV는 24시간 내내 산불을 감시할 수 있고, 인공위성보다 해상도도 높아 초기 산불을 감지하는데도 유리하다. 특히 지능형 CCTV는 스스로 촬영한 동영상의 패턴을 분석, 산불의 여부를 직접 판단하여 정보를 자동 전달할 수 있어 2014년부터 북한산과 우면산 등에 도입되었다.
하지만 주로 산 정상에 설치되는 지능형 CCTV는 흐린 날씨에는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고 고화질 영상을 처리해야 하는 특성상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더군다나 이동이 가능한 다른 원격 탐사 장비와 다르게 CCTV는 최대 4~5km까지만 감시할 수 있다는 가장 큰 단점을 가지고 있다.
지능형 산불감시 시스템 운용 화면(지오멕스소프트, 공간정보기반 CCTV 관제 솔루션)
이처럼 다양한 원격 탐사 기술과 다양한 파장의 센서를 이용하여 인간의 눈으로 채 볼 수 없는 시선에서 산불을 감시함으로써 우리는 산불을 조금 더 빨리, 조금 더 효과적으로 발견하고 진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더불어 각각의 원격 탐사 기술이 가진 장단점을 알고 이를 서로 보완하여 산불이 발생하였을 때 실시간으로 주어질 영상을 통해 효과적으로 산불을 진압하고, 희생자를 줄이는 것은 물론, 나아가 산불의 초기 발견을 통해 대형 산불로 진화하는 것까지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를 이용해 각 센서를 연결해 각각의 영상을 결합하여 사용하는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이를 이용하면 서로 다른 원격 탐사 기기에서 수신한 정보가 스스로 서로를 보완하여 인간에게 빠르게 송출하는 것은 물론, 기기에 고장이 발생하여도 기기 스스로 고장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따라 건물에서 사용되는 화재감지기에 IoT를 결합한 지능형 화재 감시 시스템이 등장하였고 백양산에도 스마트 모바일 ‘산불 지킴이’ 서비스가 구성되었다. 물론 백양산의 카메라 영상은 사람이 직접 육안으로 관찰해야 하는 등 아직 한계가 존재한다. 하지만 센서가 더 추가되고 더욱 발전된 프로그램이 적용된다면 센서 스스로 산불을 감지하고 알려주는 시스템이 구현되리라고 기대한다.
참고문헌
이혜진, “강원 산불 피해 ‘주택 401채•축산시설 925곳’”, KTV 뉴스, 행정안전부 동영상뉴스, https://www.mois.go.kr/video/bbs/type019/commonSelectBoardArticle.do?bbsId=BBSMSTR_000000000255&nttId=69975, 2019.
고병철, “산불 재해 감시를 위한 IoT 기술”, 방송과 미디어 제20권 3호, 2015, pp. 327-334.
김지영, 장근일, “차세대 정지궤도 기상위성관측의 편익과 활용 확대 방안: GOES-16에서 얻은 교훈”, Atmosphere. Korean Meteorological Society Vol. 28, No. 2 ,2018, pp. 201-209.
MODIS Web, https://modis.gsfc.nasa.gov/about/components.php
Jon Cohen, “Drone Spy Plane Helps Fight California Fires”, Science Vol. 318, 2007, pp 727.
Ann Arbor, Mi, “Airborne Multispectral Scanner”, DaedalusScanners, AA3503-16, 2017.
우충식, “드론(무인기)의 산림분야 활용방안”, NIFOS 산림정책이슈, 제71호, 2016.
고재원, “데이터 분석→드론 투입→소화탄 투하… 대형산불과 맞선 첨단기술들”, 동아사이언스, http://dongascience.donga.com/news.php?idx=27889, 2019.
이의용, 임중재, “열화상 온도분석을 통한 산불 발생 감지 방법”, 대한민국 특허등록 10-2012-0081496, 2011.
오해정, “불꽃 감지 CCTV 산불예방 활용… 무인항공기 투입”, MBC NEWS, http://imnews.imbc.com/replay/2014/nwdesk/article/3428557_18451.html, 2014
김경아, “인콘, 국가재난급 산불에 ‘지능형 화재 감시’ 시스템 부각”, 파이넨셜 뉴스, https://www.msn.com/ko-kr/money/topstories/%EC%9D%B8%EC%BD%98-%EA%B5%AD%EA%B0%80%EC%9E%AC%EB%82%9C%EA%B8%89-%EC%82%B0%EB%B6%88%EC%97%90-%EC%A7%80%EB%8A%A5%ED%98%95-%ED%99%94%EC%9E%AC-%EA%B0%90%EC%8B%9C-%EC%8B%9C%EC%8A%A4%ED%85%9C-%EB%B6%80%EA%B0%81/ar-BBVDsE2, 2019.
그림 출처
이세연, “분산에 의한 빛의 마술 속으로”, 과학동아 2010년 09호.
FIRMS NASA, https://firms.modaps.eosdis.nasa.gov/map ; 2019년 4월 4일부터 5일까지 화재로 판단된 지점, 붉은 점은 VIIRS 센서, 주황색 점은 MODIS 센서(Aqua 위성), 노란색 점은 MODIS 센서(Terra 위성)
“공간정보기반 CCTV 관제 솔루션”, ㈜지오멕스소프트